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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통 구조와 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산란계 수 감소, 물류비 인상, 감염병 여파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국적으로 계란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계란 유통망을 중심으로 산란계 감소와 공급불안, 물류비 상승이 끼친 영향, 고시가격과 시장혼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산란계 감소와 공급불안
계란 공급의 핵심은 산란계, 즉 알을 낳는 닭의 수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2024년 겨울철을 기점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닭기관지염(IB)의 확산으로 인해 수백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되며 공급 기반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겨울 AI로 인해 살처분된 닭은 약 490만 마리로 보고됐으며, 이는 2021년의 1670만 마리보다 수치는 낮지만 계란 가격 상승 폭은 더 큽니다. 이는 기존 재고나 대체 공급망의 부재, 산란계 회복 주기의 한계 때문입니다.
산란계 한 마리가 계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면 일정한 성장 시간이 필요하며, 갑작스러운 살처분 이후에는 최소 몇 개월 간 계란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농가 간 정보 공유 부족, 시장의 혼란 등으로 인해 계란의 지역별 수급 격차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도권 대형마트에서는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중단되기도 하며, 지방의 중소 유통매장에서는 계란 가격이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계란이라는 기본 식재료의 안정적 공급이 어려워진 지금, 국가 차원의 수급 전략과 위기 대응 체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국내 농가의 고령화 문제도 공급 불안정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젊은 인력이 농업 분야로 유입되지 않으며, AI와 같은 돌발 변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한 농가가 대부분입니다. 이에 따라 감염병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체 생산을 이어갈 수 없으며, 기존 공급망이 단절될 경우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계란의 경우 타 농축산물보다 유통 주기가 짧기 때문에, 매일 일정량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안정적인 시장 가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전 예방 중심의 방역체계와 함께, 위기 시 대체 공급망을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정부 주도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장기적 수급안정 전략 없이 현재와 같은 단기 대응만으로는 공급 불안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류비 상승이 끼친 영향
계란 유통에서 물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온도 유지가 가능한 냉장 유통망이 필수인데, 최근 물류업계 전반에 걸친 비용 상승은 계란 가격 상승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될 위기에 놓였던 2025년 상반기에는 운송비 상승이 농산물 유통에 압박을 가했습니다. 정부는 유류세 감면을 8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유통 업체들은 이미 물류비를 반영한 가격 책정을 끝낸 상황입니다.
또한 물류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수도권 대형마트에 비해 지방 중소형 유통업체는 계란을 제때 수급하기 어렵고, 운송비 부담이 커져 가격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유통 구조 내 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이라는 결과로 되돌아옵니다. 일부 유통업체는 아예 계란 취급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줄이며 손실을 줄이려 하고 있어, 유통 단절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간 유통업체들의 손실을 줄이고 공급망을 원활히 하기 위한 물류 보조금 확대나 지역 물류센터 구축 같은 실질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물류비 문제는 단순히 유가상승뿐만 아니라, 냉장·보관 장비의 유지보수 비용 증가, 일손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있습니다. 특히 소형 유통업체들은 대형업체에 비해 물류 효율성이 떨어지고, 주문 물량이 적어 단가 협상에서도 불리합니다. 이로 인해 같은 계란이라도 유통 경로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으며, 소비자는 지역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됩니다. 국가는 계란과 같은 필수식품에 한해서는 공동 물류망을 통해 유통 효율을 높이고, 중소 유통망에도 균등한 접근권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배송 차량에 대한 친환경 전환 지원이나 냉장보관설비 투자 지원 등 중장기 물류비 절감 방안도 병행돼야 합니다.
고시가격과 시장 혼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산란계산업협회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계란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산란계협회는 회원사들에게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설정하도록 안내했으며, 이로 인해 담합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고시가격이 실질적으로 유통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고, 해당 가격을 기준으로 유통업체들도 판매가를 책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유시장 가격 형성 원칙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고시가격을 따르지 않는 업체는 유통망에서 배제되는 등 시장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협회 가격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업계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협회가 가격 담합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 사안은 유통망 전반에 걸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고시가격 구조는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농가는 수익 보장을 이유로 고시가격을 지지하지만,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왜곡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전가됩니다. 가격 책정 과정의 불투명성은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경쟁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공정위의 조사가 단순한 형식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가격 투명성 확보 및 시장 개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정부는 고시가격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협회 주도 가격결정이 아닌 민간 중심의 자유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알 수 있어야 하며, 공공기관과 협력해 주간 시세 공시제도와 같은 제도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가격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계란 유통망 문제는 단순한 공급 부족을 넘어 감염병, 물류비, 가격 담합 등 복합적인 문제로 얽혀 있습니다. 특히 유통 구조의 개선 없이 단기 대책만 반복된다면 에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반복되는 고착화 문제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계란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정부, 농가, 유통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개편과 중장기 공급 안정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단순한 가격 대책을 넘어 근본적인 유통망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계란 외에도 필수 식재료에 대한 수급 체계를 점검하고, 전염병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을 표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가는 단기 할인 정책에 그치지 않고, 농가의 생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유통업체 간 가격 경쟁이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유통 전 과정에 있어 투명성과 효율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공정위 조사와 더불어 물가 관리의 근본적 방향성을 재검토해야 하며, 시장 참여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절실합니다. 계란 유통망 문제는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닌, 국가 식량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